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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타조와 눈이 마주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키 3m에 몸무게 150kg. 동물원에서 먼발치로 보던 것과 달리, 실제 농장에서 마주한 타조는 거의 공룡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이 낯선 동물에 인생을 건 부부의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엔 그냥 이색 농장 구경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하루하루가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낯선 시작, 타조와 처음 마주한 순간
저도 처음엔 타조를 그냥 크고 특이한 새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타조는 현존하는 조류 중 가장 큰 새로, 양 발가락이 두 개뿐인 독특한 골격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 두 발가락 구조란, 공룡의 특징이 일부 남아 있다는 의미로, 더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진화한 결과입니다. 덕분에 시속 70km까지 달릴 수 있다고 하니, 단거리 경주라면 자동차도 못 따라갑니다.
눈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조의 시력은 인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5.0에 달하고, 20km 밖의 물체도 식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고시력(高視力), 즉 일반 포유류를 훨씬 뛰어넘는 시각 능력을 의미합니다. 처음엔 그냥 눈이 크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포식자를 멀리서 감지하기 위한 생존 도구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타조는 평소엔 순한 편이지만, 자기 영역에 들어오면 돌변합니다. 강력한 발차기는 쇠 울타리도 휠 정도의 위력이라고 하는데, 아프리카 맹수도 타조 발톱에 치명상을 입는다는 말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익숙하지 않은 일을 처음 맡았을 때, 겉으로 보기엔 쉬워 보여도 막상 가까이 다가가면 전혀 다른 긴장감이 있었던 것처럼, 타조도 딱 그런 존재였습니다.
타조의 암수 구분도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몸통에 검은 깃털을 가진 쪽이 수컷, 회갈색 깃털이 암컷입니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의 다리와 부리가 붉게 변하기도 합니다. 수컷은 날개를 펼치고 몸을 좌우로 흔드는 구애 행동을 하는데, 검은색 옷을 입고 있으면 타조가 수컷으로 착각해 구애를 시도한다고 합니다. 이 점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냥 웃고 넘길 이야기지만, 실제로 그 상황이 되면 꽤나 당혹스럽다고 합니다.
- 타조 키: 2.5~3m, 몸무게 최대 150kg
- 시력: 인간 환산 기준 약 25.0, 20km 밖 물체 식별 가능
- 최고 속도: 시속 70km
- 암수 구분: 검은 깃털(수컷) / 회갈색 깃털(암컷)
- 발차기 위력: 쇠 울타리를 휠 정도, 아프리카 맹수도 치명상 가능
알 수거, 장대 하나로 목숨을 거는 작업
타조알을 꺼내는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제가 직접 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작업이었습니다. 겉보기엔 장대 끝 주머니에 알을 담아 꺼내는 단순한 일 같았는데, 막상 타조 우리 앞에 서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타조가 언제 돌변할지 모르고, 달리기 속도도 워낙 빠르기 때문에 한시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타조알은 세상에서 가장 큰 알입니다. 달걀 한 판(30개) 분량과 맞먹는 크기로,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고영양 식재료입니다. 껍질은 압력에 강해 성인 남성이 올라서도 깨지지 않지만, 충격에는 의외로 약해서 돌에 조금만 긁혀도 흠집이 생깁니다. 여기서 이 차이가 중요한데, 압력 저항성(壓力 抵抗性)이란 수직으로 누르는 힘에는 강하지만, 날카로운 물체의 순간적인 충격에는 표면이 쉽게 깨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알을 꺼낼 때 유리를 다루듯 조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암컷 한 마리가 1년에 평균 약 20개의 알을 낳는데, 한겨울이나 장마철에는 산란이 멈춥니다. 타조는 따뜻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봄·여름에 산란이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알 하나를 건지기 위해 타조 우리에 직접 들어가야 하는 상황도 생기는데, 그때의 긴장감은 '목숨 걸고 줍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수준입니다. 제가 경험해 보니 이렇게 작은 기준 하나, 조심스러운 손동작 하나가 결국 부화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이 되더라고요.
부화(孵化) 과정도 독특합니다. 타조알은 아프리카처럼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 부화하기 때문에, 습도가 높은 한국에서는 자연 부화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인공부화기를 사용해 온도 37도, 낮은 습도를 유지하면서 42일이 지나야 새 생명이 탄생합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타조 사육에 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해외 자료를 번역기로 돌려가며 공부하고 외국 농장에 직접 채팅으로 의뢰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쌓았다고 합니다. 이 점은 저도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정해진 매뉴얼도 없는 상황에서 한 땀 한 땀 쌓아온 지식이라는 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귀농 도전, 길이 없어서 직접 길을 만든 부부
타조 농장을 시작한 대표님은 30대 초반까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축산업에 관심이 있었고, 청년 창업농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받은 융자금으로 블루베리 밭을 인수해 타조 12마리로 시작했습니다. 청년 창업농이란 농림축산식품부가 청년 귀농인의 초기 정착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지원 사업으로, 저금리 융자와 교육 프로그램이 포함됩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처음엔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직접 좌판에 나가 블루베리를 팔기도 했다고 합니다.
대학병원 간호사였던 아내 매니저님은 남편이 타조에 빠져 전국 농장을 차에서 자가며 돌아다니던 모습을 보고 군말 없이 따라나섰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결정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익숙한 직업을 놓고 전혀 새로운 분야로 뛰어드는 건, 겉에서 보면 무모해 보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두 사람은 울타리도 직접 세우고, 발골(發骨, 뼈에서 고기를 분리하는 작업)도 독학으로 터득했습니다. 발골이란 도축된 고기에서 뼈를 제거해 식용 부위를 정리하는 전문 작업으로, 타조는 뼈 구조가 복잡해 관절 틈을 정확히 찾는 숙련도가 필수입니다.
타조고기는 적색육(赤色肉)에 속합니다. 여기서 적색육이란 근내 지방이 적고 철분 함량이 높은 고기를 의미하며, 닭고기 같은 백색육과는 성분 구성이 다릅니다. 타조고기는 마블링이 거의 없어 담백하고 식감이 부드럽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건강식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중국 등에서는 타조 농장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타조 전용 사료조차 없어, 필요한 영양소를 직접 공부해 배합한 사료를 먹이고 있다고 합니다(출처: 국립축산과학원).
소득 구조도 직접 만들어야 했습니다. 타조는 소나 돼지처럼 사육만으로 바로 유통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도축 시스템도, 발골을 맡길 곳도, 유통망도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체험 관광목장과의 접목이었는데, 현재 연간 방문객이 약 2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타조알 깨기 체험, 먹이 주기, 육회 시식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솔직히 한 가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미래 축종이라고 불릴 만큼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면, 개인이 모든 시행착오를 혼자 감당하는 구조는 한계가 있습니다. 위생 기준, 도축 인프라, 유통 체계 같은 기반이 함께 만들어지지 않으면 좋은 도전도 오래 버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부부가 여기까지 온 것은, 결국 안 되는 이유보다 되는 방법을 먼저 찾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타조알은 정말 밟아도 안 깨지나요?
A. 수직으로 가해지는 압력에는 성인 남성의 체중도 버틸 만큼 강합니다. 다만 날카로운 돌이나 순간적인 충격에는 표면이 쉽게 깨질 수 있어서, 수거할 때는 유리를 다루듯 조심해야 합니다. 단단하다고 방심하면 흠집 하나로 부화가 불가능해집니다.
Q. 타조고기 맛이 어떤가요? 소고기랑 비슷한가요?
A. 제가 직접 먹어본 느낌을 전하자면, 소고기 육회와 비슷한 외관이지만 훨씬 담백하고 입에서 녹는 듯한 식감이었습니다. 타조고기는 근내 지방이 거의 없는 적색육이라 기름진 맛 없이 철분이 풍부하게 느껴집니다. 처음 먹는 사람도 거부감보다 의외의 부드러움에 더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Q. 한국 날씨에서도 타조를 키울 수 있나요?
A. 성체 타조는 영하 30도에서 영상 40도까지 견딜 만큼 기온 변화에 강해서, 별도 냉난방 없이 한국의 사계절을 야외에서 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여름이 더울수록 활력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다만 알은 건조한 환경에서 부화해야 하기 때문에, 습도가 높은 한국에서는 인공부화기가 필수입니다.
Q. 타조 농장 창업, 실제로 얼마나 어렵나요?
A. 타조 전용 사료도 없고, 도축 시스템도, 발골을 가르쳐 줄 사람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해외 자료를 번역해 가며 독학하고, 전국 도축장에 하나하나 전화를 돌려 겨우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수준입니다. 청년 창업농 지원 같은 공공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서, 체험 관광과 병행하는 복합 수익 모델이 현실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방식으로 보입니다.
결론
이 농장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 저는 한동안 멍하게 있었습니다. 타조라는 낯선 동물이 신기해서가 아니라, 없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온 두 사람의 밀도가 마음에 오래 남았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가장 힘든 건 실패 자체가 아니라, 물어볼 데도 없고 비교할 기준도 없는 상태에서 계속 결정을 내려야 하는 외로움입니다. 이 부부는 그 상태를 6년 넘게 버텨온 것입니다.
타조 체험 관광목장에 관심이 생겼다면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글이나 영상으로는 그 크기와 눈빛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귀농이나 새로운 축종 창업을 고민 중이라면, 지원 제도를 먼저 찾아보고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분들과 연결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