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는 국내 포유류 중 드물게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동물입니다. 짝을 잃은 개체가 로드킬 현장을 오래도록 떠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꽤 오랫동안 그 장면이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논두렁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그 느릿한 녀석이 사실은 그런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묵직하게 다가옵니다.너구리의 생존전략 — 서열과 분장 행동논두렁 근처에서 처음 너구리를 봤을 때 저는 솔직히 고양이인 줄 알았습니다. 움직임이 워낙 느리고 굼떠서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느린 걸음 뒤에는 꽤 치밀한 생존 구조가 숨어 있었습니다.너구리 새끼들은 태어난 지 한 달 무렵부터 형제끼리 먹이 경쟁을 시작합니다. 이때 형성되는 서열은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닙니다. 서열이 높은 개체만 웅덩이에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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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21.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