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사과는 왜 떨어지냐"라고 물었다가 선생님한테 "중력 때문이지"라는 답을 들은 적 있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게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과학 다큐를 보다가 그 질문이 뉴턴부터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까지 300년 넘는 과학사를 관통하는 질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당연하다고 넘겼던 것이 사실 가장 깊은 질문이었습니다.당연한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뉴턴이 활동하던 시대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이 약 2000년간 지배해 왔습니다. 하늘의 운동과 땅의 운동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믿음이었죠. 천체는 완벽한 원운동을 하고, 지상의 물체는 본래 자리로 돌아가려는 회귀 본능에 따라 떨어진다는 설명이었습니다.뉴턴은 그 믿음을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달은 왜 안 떨어지는가,라는 질문..
뉴질랜드는 약 8천만 년 동안 다른 대륙과 단절된 채 독자적인 생태계를 유지해 온 땅입니다. 숲 속에 펭귄이 살고 눈 덮인 산에 앵무새가 사는 풍경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단순히 "신기하다"는 생각을 넘어 뭔가 묘하게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아름다운 장면 뒤에 오랜 고립과 최근의 파괴가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8천만 년 고립이 만든 섬 생물지리학일반적으로 뉴질랜드를 떠올리면 청정 자연과 아름다운 피오르드랜드 풍경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제가 관련 자료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그 아름다움이 단순한 지리적 행운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뉴질랜드는 약 8천만 년 전 거대 초대륙 곤드와나(Gondwana)에서 분리됐습니다. 여기서 곤드와나란 오늘날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도, 남극 대륙, 호주 등이 ..
상어가 화면에 나오기만 해도 긴장부터 되셨던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정작 수족관 유리 너머로 마주한 백상아리는 생각보다 조용하고 신중했습니다. 그 순간 들었던 의문 하나가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우리가 상어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 과연 사실일까요?편견은 어디서 왔을까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오랫동안 상어를 이해한 적이 없었습니다. 영화와 뉴스에서 반복적으로 접한 공격 장면이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버렸던 거죠. 아이가 "상어가 사람 잡아먹어?"라고 물었을 때 "위험하긴 하지"라고만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직접 확인한 사실이 아니라 이미지에 기댄 말이었습니다.국제 상어 공격 정보(ISAF)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백상아리로 인한 사망자는 약 80명 수준입니다..
영화에서 누군가 물에 빠지는 순간, 피라냐 떼가 달려들어 몇 초 만에 뼈만 남기는 장면을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저도 오래전 그런 장면을 보고 "저게 진짜일까?" 하는 생각이 스치고는 금방 잊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피라냐를 직접 관찰하고 실험한 결과를 접하고 나서, 그 이미지가 얼마나 과장된 것인지 새삼 실감했습니다.피라냐를 둘러싼 소문은 어디서 시작됐을까혹시 피라냐의 공포스러운 이미지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아십니까? 놀랍게도 그 출발점은 한 명의 목격담이었습니다. 1913년, 미국의 전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남아메리카 아마존 탐험 중 목격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가 도시 전설처럼 퍼지면서 피라냐는 순식간에 '포식 괴물 물고기'로 자리 잡았습니다.그런데 제가 이 배경을 찾아보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실..
어린 시절 인터넷에서 독수리가 아이를 낚아채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 영상을 보자마자 진짜라고 믿었고, 한동안 공원에서 큰 새만 봐도 괜히 신경이 쓰였습니다. 나중에 그게 컴퓨터그래픽(CG) 합성이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는 허무하기도 했고, 동시에 제가 얼마나 쉽게 영상에 속았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독수리가 실제로 아이를 들 수 있는지, 그 가능성과 한계를 과학적으로 따져봤습니다.발톱힘만 보면 가능해 보인다일반적으로 독수리는 그냥 '하늘을 나는 큰 새'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발톱의 악력(握力)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기서 악력이란 손이나 발톱이 물체를 쥐어 누르는 힘을 말하는데, 왕관수리의 경우 사람 악력의 약 10배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독수리는 참수리입..
솔직히 저는 거미줄이 강철보다 강하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손으로 툭 건드리면 끊어지는 게 거미줄인데, 강철보다 강하다니요. 그런데 제가 산길을 걷다가 얼굴에 거미줄이 걸렸을 때 이상하게도 한 번에 잘 끊어지지 않고 끈적하게 버티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 작은 경험 하나가 이 주제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거미줄 강도 비교, 왜 두께 기준으로 봐야 하는가우리가 흔히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대부분 크고 무겁습니다. 강철 케이블, 콘크리트 기둥처럼요. 그런데 거미줄은 그 반대입니다. 직경이 0.003mm에 불과한데, 이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정도입니다. 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이죠.여기서 핵심은 인장강도(tensile strength)라는 개념입..